
[독후감 제목]
📖 책 정보
- 제목:급류
- 저자: 정대건
- 출판: 민음사
- 발행: 2022.12.22
1. 📌 책을 읽게 된 계기
평소 민음사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데 쇼츠에 급류 책의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서 구매하게되었다.
2. 📚 책의 주요 내용
『급류』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러 갔던 도담이 한눈에 인상적인 남자아이 ‘해솔’이 물에 빠질 뻔한 것을 구하러 뛰어들며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운명적이고 낭만적으로 보이는 첫 만남 이후 둘은 모든 걸 이야기하고 비밀 없는 사이가 되지만, 그 첫사랑이 잔잔한 물처럼 평탄하지만은 않다. 모르는 사이에 디뎌 빠져나올 수 없이 빨려드는 와류처럼 둘의 관계는 우연한 사건으로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도담과 해솔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던 어느 날,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가 불륜 관계인 듯한 정황이 드러나고 이에 화가 난 도담은 그 둘이 은밀히 만나기로 한 날 밤 랜턴을 들고 그들의 뒤를 밟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그날 이후, 진평에서 오직 서로가 전부이던, 나누지 못할 비밀이 없던 도담과 해솔의 관계와 삶은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다.
3. 💡 인상 깊었던 구절
"모든 게 제자리에 있던 것 같은 삶에 갑자기 너무 큰 상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도담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는 저들에게 아주 불행한 사람으로 기억되겠지. 그들의 삶이 힘들때마다 적어도 내게는 저렇게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잖아, 나는 행복한 거야, 라고 위안 심을 만한 불행의 표본이 되었겠지."
"도담을 떠올리면 따라오는 아픔까지도 동전의 양면처럼 늘 함께였다. 해솔은 매일 눈물로 베개를 적셨다."
"도담과 티격태격하던 때가 그리웠다. 백 번 싸우면 도담에게 백 번 져 줄 수 있는데..."
"도담에게 사랑은 급류와 같은 위엄한 이름이었다. 왜 사랑에 빠진다고 하는 걸까.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취하면 무뎌지고 시간을 마음껏 탕진하는 기분이 들었고 그게 좋았다. 점점 의식을 놓아버릴 기세로 마시며 굴러떨어지는 기분에 의존했다."
"무경에 대한 마음과 해솔에 대한 마음은 시냇물과 바다만큼 너무 명백하게 차이가 나서 비교할 필요조차 없었다."
"자신이 겪은 일과 비교하며 남의 상처를 가볍게 치부하는 냉소적인 태도는 20대 내내 도담이 극복하려 했던 것이었다."
"승주도 떠올리기 싫은 실망스러운 기억을 가졌구나. 사람들은 저마다 깊은 우물을 가지고 살아가는구나. 도담은 동질감을 느꼈다."
"세상에는 정말 신도 없고 인과응보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져.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무도 바라지 않은 일이었다는 걸, 뜻밖의 사고였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야."
"무겁게 마음먹으면서도 단단한 행복이 차올랐다.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방향을 확실히 정했기 때문에."
"도담은 그 어느 때보다 맑은 정신으로 다짐했다. 영원히 살 것처럼이 아니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처럼 해솔을 사랑하겠다고. 두 사람에게 어떤 고난이 닥쳐도 해솔과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고."
"달리 보면 승주는 계산이 정확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안전거리를 둔다고 이별이 스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지금 자신에게 밀려드는 후회의 감정이었다. 승주는 계산이 틀렸음을 알았다. 문제는 거리가 아니었음을. 지금 승주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했다. 자기 자신조차도."
"반드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살겠다는 의지로, 널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로 그렇게 화염이 가득한 바닥을 필사적으로 기었어. 그때 생각했어. 누군가 죽기 전에 떠오르는 사람을 향해 느끼는 감정. 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랑이란 말을 발명한 것 같다고."
"사랑한다는 말은 과거형은 힘이 없고 언제나 현재형이어야 한다는 걸."
"도담에게 있어서 타인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은 무언가를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람이 무언가를 기꺼야 감수하려는 마음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수면에 나와 눈부신 햇살을 받으니 살아 숨쉬는 그 자체로 좋았다.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있을지 모를 미래에 목매지도 않으면서 진정으로 살고 싶어졌다."
4. 🤔 느낀 점_세월에 따라 변하는 도담과 해솔의 감정선
사고 직후 – 말하지 못한 슬픔과 침묵 | 부모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둘 사이가 멀어졌을 때, 서로가 고통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상대방의 고통을 보지 못했던 시기였다. 이때 서로의 감정은 억눌린 채 ‘단절’로 남는다. |
대학 시절 – 다시 만나지만, 감정은 엇갈리고 |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아직 마음이 남아 재회를 하지만 같이 있을수록 더 멀어져갔다. 도담은 매일 술을 마시며 탕진하는 삶을 살아가지만 해솔은 살았다는 죄책감에 더욱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한다. 이 시기에 도담은 해솔에게 더 가시박힌 말로 해솔을 탓하며 원망하는데 해솔은 자신의 그 말조차도 조용히 받아들이며 속으로 자책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이후 도담에 해솔에게 헤어지자고 얘기하는데, 사랑은 여전히 있지만, 오해와 죄책감, 상처가 더 커진 상태였던 시기다. 이후, 해솔은 선화를 만나고 도담은 승주를 만나는 시기를 거친다. |
해솔은 선화를 만나는 시기 | 대학시절 동기였던 선화를 도서관 앞에서 우연히 만나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소방관이 된 해솔은 자기 목숨을 던져서 매번 위험한 구조를 하는 모습에 선화는 매번 불안해하며 이제 막 결혼한 소방관들의 사고가 더 부각되게 느껴지며 불안을 끌어안기 어려웠다. 해솔이 두번째 현장에서 크게 다쳤을 때 선화는 다른 일을 하자며 권유하지만 해솔은 그만둘 수 없다고 얘기했고, 결국 선화는 헤어짐을 택했다. 이 만남에서 선화는 해솔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해솔은 아직 도담을 마음속에 담아둔 채 선화를 만나고 있어서 서로의 마음의 온도가 달랐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도담이 해솔에게 다른 일 하자고 했다면 해솔은 주저없이 약사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도담은 승주를 만나는 시기 | 도담은 재활치료실에서 동료인 승주를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승주는 과거 결혼 직전 파혼을 겪은 상처로 인해 사랑에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인물이고, 도담 역시 이전처럼 마음을 불태우는 연애는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상태다. 그들의 만남은 열정적이지 않지만, 적당한 거리감과 무던한 이해 속에서 1년 이상 이어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승주는 조금씩 거리를 좁혀온다. “이렇게 계속 만나면 미래를 함께해도 되는 거 아니야?”라는 말, “엄마랑 밥 한 번 먹자”는 제안을 하지만 도담은 여전히 자신의 가족 이야기나 과거의 상처를 쉽게 꺼내지 못해 결국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도담도 몇차례 연애를 했지만 해솔을 만났을 때 만큼 진심은 아니었고, 여전히 거리를 두는 모습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지만 승주를 해솔만큼 좋아하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
8년 후 – 끝내 다시 만난 자리에서의 화해 | 함께 진평으로 내려가 부모님의 사고에 대해 다시 얘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도담은 해솔의 고백을 듣고 처음으로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되고, 그간 눌러온 죄책감을 풀어낼 수 있게 되며 서로를 위로한다. 사랑이란 감정도 ‘성장하는 것’임을 느꼈고, 사랑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느꼈다. |
5. 🥨 나도 도담, 해솔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10대 시절에 시작된 사랑이 20대 후반까지 이어지면서 감정의 무게 중심이 ‘나’에서 ‘상대’로 옮겨가는 변화였다.
처음엔 서로의 고통을 감당하지 못해 멀어졌지만,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상처를 겪은 뒤에야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정말 와닿았다.
헤어진 공백 동안 다른 사람과 연애를 했지만 마음 한켠에 여전히 서로를 생각하는 감정이 남아 있었고,
다시 만나 연인으로 이어지는 전개가 정말 놀라웠다. 한 사람만 그리워했다면 결코 다시 이어지지 않았을 텐데,
감정이 양방향이었다는 사실이 이 사랑을 특별하게 만든 것 같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만약 선화나 승주의 입장이었다면, 정말 속상하고 배신감이 들었을 것 같다.
함께한 시간들이 누군가를 잊기 위한 대체재 같았다면, 그건 너무 서글픈 일이니까.
『급류』는 그런 감정선들을 정말 입체적으로 잘 그려냈고, 읽는 내내 인물들의 마음에 이입하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간만에 진심으로 빠져들며 읽은 작품이었다.
6. ✍️ 한 줄 평
인생에서 도담과 해솔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상처를 안고도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품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럽고,
한편으로는 나도 언젠가 그런 사랑을 만나고 싶다!
📌 총점: ⭐⭐⭐⭐⭐ (5/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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